기록에 대하여

내 마음의 친구 키티에게 '안네의 일기'


내 소망은 죽어서도 영원히 사는 것 - 안네 프랑크 (1929.6.12~1945.3.12)



'내 일기장, 키티 

나는 1929년 6월 12일에 태어났어. 우리 가족은 유대인이기 때문에 1933년 독일에서 이곳 네덜란드로 이주해왔어. 독재자 히틀러가 유대인을 심하게 탄압했기 때문이지. 독일에 남은 다른 친척들은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 정책 때문에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었어. 

우리는 유대인이라는 표시로 노란 별표를 가슴에 달고 살아야만 했어. 유대인은 갖고 있던 자전거를 모두 관청에 갖다 바쳐야만 했고, 전차나 자가용을 이용할 수도 없고, 운전해서도 안 되었어. 저녁 8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통행 금지 시간이고, 유대인의 자녀는 유대인 학교에만 다녀야 한다는 등 금지하는 것이 너무나 많아.' 


빨간 체크무늬 일기장을 키티라 부르는 이 소녀는 열세살 생일에 선물 받은 일기장 '키티'에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속마음을 적기 시작합니다. 

1942년, 당시는 아돌프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스가 세계 2차대전을 일으키며 유대인과 집시 등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학살하는 등의 끔찍한 폭압을 저지르고 있었고, 유대인들은 나치스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거나 탄압당하던 시기였습니다. 

혼란스러운 사회를 배경으로 일상을 살아가던 열세살 소녀가 그녀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하고 자신의 생각을 과감하게 적어 내려갑니다. 

 

소녀 '안네 프랑크'의 기록, 「안네의 일기」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사업을 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안네와 안네의 가족은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정권을 잡으며 유대인을 향한 차별과 탄압적인 정치로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려 합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거처를 옮긴 후, 미국으로 가는 비자를 받으려던 그녀의 가족은 1940년 네덜란드가 나치에 점령되며 비자를 받지 못하고 네덜란드에서 차별을 받으며 생활하게 됩니다. 

그 생활도 오래가지 않아 안네의 가족들은 게슈타포(나치 독일의 국가 비밀 경찰)를 피해 은신처 생활을 이어가게 됩니다. 



키티!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는 세찬 비를 맞으며 거리를 걸었어. 손에는 각각 책가방과 쇼핑백을 들고 잇었는데, 거기에는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넣은 물건들이 넘칠 만큼 들어 있었어. -중략- 

우리가 숨어 살 곳은 바로 아빠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었어. 그곳은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곳이야. 

- 1942년 7월 9일



열세살의 소녀였던 안네가 겪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책장으로 출입구를 가려 위장한 은신처는 건물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낮에는 화장실을 사용하기는커녕 발소리, 숨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고, 밤에는 빛이 새어나갈까 봐 전등을 제대로 켤 수도 없었습니다. 2년 동안의 은신처 생활 동안 키가 약 15센치가량 자란 안네는 키에 맞는 속옷조차도 제대로 갖춰 입을 수 없었고, 감기에도 기침 소리가 새어갈까 봐 감기약을 대량으로 들이켜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키티! 

심한 감기에 걸려서 어제까지 편지를 쓸 수가 없었어. 여기서는 병에 걸리면 곤혹스러워지거든. 

기침이 나오려고 하면 담요를 뒤집어쓰고 소리를 죽여야만 해. 하지만 그렇게 하면 간질간질한 목구멍이 시원해지지 않아. 결국은 우유와 사탕 등을 먹으며 기침을 멎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해. 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했던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해 보면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야. 

- 1943년 12월 22일 



하지만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안네는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안네는 은신처에서 생활하는 동안 상황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려 노력하고 언젠가 자유를 되찾는 날을 갈망했습니다. 

안네의 일기를 읽고 있으면 열셋에서 열다섯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느껴지며 안네의 성격이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학소녀답게 감수성이 풍부하면서도 내성적이지 않고 쾌활하여 주변 친구들로부터도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똑부러지는 성격에 수다스러워 어른들에게도 의견을 제시하는데에 거리낌이 없는 탓에 은신처 생활 동안은 '버르장머리 없는 안네'라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다시 한 번 '자식의 예절 교육'을 문제 삼는다면, 나는 당당하게 말할 거야. 

'저는 누구에게나 늘 상냥하게 대하며, 친절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먼저 찾아서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랍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나에 대한 소나기 같은 비난이 이슬비 정도로 그치지 않을까. 그러나 상대가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인 경우에 이런 모범적인 행동을 하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지. 

- 1943년 7월 11일 



어른들의 시각이나 발언에 대하여 반박하기도 하고,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 부조리를 바라보는 시각을 서술하기도 하고,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대하여 자신만의 생각을 확고히 가지며 성 정체성과 여성 문제에 관해 진지하게 고찰합니다. 

2년간의 은신처 생활 동안 안네는 은신 생활을 도와주시던 미프씨나 클레이만씨 등의 도움을 받아 책을 구해 다량의 도서를 읽고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키티에게 편지를 쓰며 또는 노트 등에 꾸준히 습작하며 글쓰기를 놓지 않았습니다. 또, 자신의 감정이나 주변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녀의 일기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키티! 

<현대의 젊은 여성들>이라는 매우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미프 아주머니가 도서관에서 빌려다 주셨어. 

이 책의 작가는 오늘날의 젊은이를 비판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몰아붙이지는 않아. -중략-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왠지 지은이가 나를 비판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중략- 

나는 감히 누구 못지않게 용기가 있다고 말하고 싶어. 나는 언제나 강하고 무슨 일이든 견뎌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 그런데 한편으로, 모든 면에서 진정 강하고 용기 있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젊은이가 노인보다 고독하다.' 

어떤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은 뒤로 나는 그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그 말이 정말 꼭 맞는 말이라는 걸 알았어. 

은신처의 생활에서 어른들이 우리보다 더 괴롭다는 것이 사실일까? 나는 결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지는 않아. 

모든 꿈이 깨어지고 짓밟혀서 인간이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추악한 모습만 가득한 지금 상황에서 과연 정의와 신을 믿어야 옳은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어른들보다 몇 배나 더 큰 고통을 가슴에 안고 있는지도 몰라. 

- 1944년 7월 15일 



안네의 일기를 읽으며 그녀는 생각이 깨어있는 인물이었고 그녀의 성장이 그녀를 혁신적인 인물로 자라게 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죽음과 그녀의 죽음을 부를 수밖에 없었던 역사 속 현실이 더욱더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안네의 일기는 그녀의 네덜란드에서의 가정, 학교 등 일상에서부터 은신처 생활뿐만 아니라 어린 소녀의 감수성과 성장을 가감 없이 잘 담고 있어, 역사적인 사료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문학적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어린 소녀가 겪어야 했던 공포와 비극, 그리고 그 안에서 소녀의 꿈과 희망을 평범한 소녀가 매일 친구에게 편지를 쓰듯 작성한 일기가 그 모든 가치를 담게 되었죠. 

2009년에 그 역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안네의 일기는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됩니다. 


1944년 8월 1일의 일기를 마지막으로 안네의 일기는 더는 작성되지 못하였습니다. 경찰들에게 은신처가 발각된 그녀의 가족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아우슈비츠를 거쳐 베르겐벨젠 수용소로 이동한 안네는 영국과 캐나다군에 의해 수용소가 해방되기 약 한달여 전에 티푸스 병으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용기와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면 결코 불행하지 않을 거야.'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밝고 생각이 깊었던 안네 프랑크. 


나치의 그늘 속에서 소녀가 남긴 일기는 현대의 우리가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발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안네의 일기는 전 세계 70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소녀의 기록으로 읽는 역사, 나치의 만행과 안네의 일기. 

우리가 지금을 열심히 기록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 참고: 나무위키-안네의일기, 도서 안네의일기, EBS 책 밖의 역사-안네 프랑크의 일기 )

(이미지출처: 구글이미지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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