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글쓰기

'나'에 관하여 (1~2)

'나'에 관하여(1): 단어의 의미에 대한 고찰



세상에 수 많은 '나'가 있지만 똑같은 '나'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나'는 1명이며, '나'라는 말은 나 밖에 쓸 수 없는 말이다.


'나'와 같은 의미로 쓸 수 있는 단어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자신에서 '자기'는 본래 의미적으로 '나'(I)를 뜻하지만,

우리는 '자기'를 너(YOU)를 부를 때 사용하기도 한다.  


주로 '자기'(I)가 '너'(YOU)로 쓰일 때는 애인 / 사랑하는 사람을 지칭할 때인데, 가끔 능글맞은 어머니들이 처음 보는 가게 종업원에게 쓰기도 하는 걸 보면 예외도 있는 듯 하다.


세상에 무수한 '자기'들과 그 것들은 부르는 '나'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너'가 '나'와 같기를. '너'를 통해 '나'를 확인할 수 있음을 의미해서 일까.

그래서 그런 뜻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는 걸까.


지코의 '너는 나, 나는 너' 노래가 나왔을 때. 가사를 보고 이 노래는 절대 누군갈 사랑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노래라 생각했고, 얼마 후 디스패치는 그가 남자들의 로망인 여자 아이돌과 사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에 관하여(2): 내가 '나'이기 위해 필요한 것


누군가를 부러워하기 참 좋은 환경이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말 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 것이다.


나도 부러워한 적이 많았다. 내가 느끼는 부러움의 주 소재는 "부"(돈) 였다.

찢어지게 궁핍한 환경이 아니었음에도 난 항상 Born to be 돈 걱정없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한심스러운 인간 유형 중 하나가 가정에서의 전폭적 지원(투자)에도 불구하고

늘 마이너스 혹은 제로 수익율을 올리는 사람들이었다.

(그 당시의 나는 당사자의 고충이나 개인의 피치못할 사정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늘 '내가 쟤 였다면 저렇게 멍청하게 기회를 날리진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냥 그러다가 문득. 진짜 문득. '만약, 내가 쟤라면...' 이라는 나의 못된 습관같은 명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첫째, 내가 쟤 이기 위해선, 내가 현재의 나로 태어나는 일은 존재할 수 없다. 

      (지금의 내가 걔한테 빙의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둘째, 그러므로 나를 구성하는 요소인 수십만개의 DNA가 현재의 것에서 완전히 달라진다.

      (거슬러 올라가면, 부모의 구성부터 외적 형태 까지 변해야 한다)

셋째,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니가 부러워 하는 그 '타인'의 삶을 살고싶니?

      : "아니"


신기하게 별 것 아닌 이 생각들의 정리 이후로 난 한번도 '누구의 인생으로~ 누구처럼~ 살고싶다' 같은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다.


( + 메인 이미지에 관하여)

경주 우양미술관에 갔을 때 본 장준석 작가의 '숲'이라는 작품인데

다 똑같은 '숲'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3D 엽서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 밑에 적힌 이름들이 다 다르다.

똑같이 '나'라는 이름을 달고 사는 우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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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공공이
    7 May 2019
    담백하게 나 자신에 대해서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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