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의 숲

고래

고래



고래라고

작살이 두려워

숨을 참고 싶었겠느냐


고래라고

파도치는 하늘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싶었겠느냐


누구보다도

해변가 고운 모래에

이름을 써보고 싶었을 너이다


누구보다도

구름을 하낫,두울 세며

태양을 입안가득 굴리고 싶었을 너이다


쏘아올리지 못한

젊고 세찬 숨들에

고개를 떨군다


4월의 한가운데서

너의 눈부신 꿈들을 기억하려

눈을 꼬옥 감는다




 


 고래는 예전 공간 프로그램인 '시작시작'에서 세월호 추모를 위해 쓴 시 입니다. 2014년에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다가 교수님이 강의를 멈추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한다며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얼마나 큰 사고인지 몰랐는데 기숙사에 돌아오니 인터넷에 온통 세월호 얘기였습니다.


 사고 소식 자체도 안타깝지만 더 마음이 아픈것은 아직까지도 사고이후 유가족대상 보상에 관한 갑론을박이나 일부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생존자및 유가족을 향한 모욕적인 발언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누군가의 슬픈일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누군가는 분노를 표하고, 슬픔을 표하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사회적 장치를 이용해 대책을 간구하고, 누군가는 슬픈일이지만 그게 과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저는 소극적인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는 사람에게 치료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는게 바보같은 짓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럴때 저는 피 흘리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봅니다.(대장의 권유로 영화 '생일'을 보고 와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절대로 그들이 아닌 누군가가 그들의 입장을 헤아려 볼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논쟁은 저를 위한것이라고 할 수 있나요?


 다시, 세월호 사고의 피해자들을 발벗고 나서 돕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이상만큼 용감하거나 정의로운 사람이 아닌가봅니다. 그래도 4월 16일 오늘만큼은 마음 한 켠을 무겁게하고 꼭 기억해두려고 합니다.


 저는 여전히 그들에게 어떤 위로도 도움도 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라 진심을 다해 미안합니다. 말뿐이지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피해를 입은 사람이지, 불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꼭 그들이 건강하게 사랑받고, 사랑하고,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정말로 정말로요. 오늘이 특별하게 기억되는것만으로도 상처를 받으실 분들이 계실까 진심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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