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이의 쓰다.듬다

[독후감] 쓸모인류를 읽고...

처음 쓸모인류를 제목으로만 접했을 때 드는 생각은 쓸모인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와 같은 소설류의 글일까는 아주 잠시. 다소 거창한 느낌의 제목이다. 새로운 인류가 될 만큼. 

쓸모인류가 자기계발서이며, 현재 우리의 관계, 생활습관, 익숙한 패턴들을 비교하는 글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세 번 정도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쓸모인류를 읽는 초반동안 나는 나의 쓸모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쓸모있는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이 포인트를 선택해서 읽어나가던 나는 불편감이 느껴졌다. 

끊임없이 대상과 비교하면서...

작자가 비교하는 빈센트에 대해서 비교하고, 글을 쓰는이와는 동질감을 다소 느껴가면서 말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빈센트라는 사람은 쓸모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작가가 유도해 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중반부로 넘어가면서는 빈센트라는 사람은 나이 들어서도 참 까칠하게 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로 잰 듯 까탈스럽게, 때로는 늙은이의 아집처럼 보이는- 차이점은 빈센트는 명확한 자신만의 가치관 철학이 담겨 있어 단순한 아집은 아니다.- 모습에서 세상을 저렇게 살면 힘들지 않을까?

“좋은게 좋은거”라고 좀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좋은게 좋은거라는 말과 생각도 함정이 많다. 특히 관계에서는 더욱 함정이 많은 것 같다. 

정이 많은 우리 민족(물론 100% 다 그런건 아니지만)이 좋은게 좋은거라는 말로 탐욕적인 비리를 생산해낼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아울러 어정쩡한 인간관계에서도 좋은게 좋은거라는 것으로 서로의 발목을 잡을 때가 많다. 

나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부분이 많다면 별로 좋지 않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너무 넘쳐도 문제고, 너무 부족해도 문제라는 것....

물론 나름 대안을 찾기도 하지만... 적당한 것이 좋은 것 같다. 

넘치는 욕심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고, 너무 적은 욕심으로 인해 때로는 가족들에게 핀잔을 듣는 것도 우리 삶이다. 비록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적당한 것이 좋다는 것을 느껴가고 있는 중이다. 다만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첫관계라도 괜히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첫관계라도 엄청난 거리를 두는 마음.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합리화하긴 하지만...

균형잡음은 참 힘들다. 

책의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지게 되었다.

나의 삶과 대비하면서 작은 희망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얕게 기웃거리기를 좋아하는 나.... 어쩌면 이리도 나와 똑같을까?를 생각하면서 나와 비슷한 면을 가진 사람들이 있구나를 알게 되면서... 

어쩌다보니 깊이는 부족하지만 얕은 지식이 쌓여 있는 나... 강승민이라는 작가와 닮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강승민이라는 작가는 박학다식하다. 다양한 언어적 표현을 활용한다. 나처럼 쉽게 단순하게 전달하는 그런 단어를 포함해서, 적절한 있어빌리티를 추구하는 문장들이었다.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고자 하는 나...

좋은 친구를 재산이라 생각하고... 연말이 되면 문자를 보내 안부를 묻는 나.

그러다 잊혀지면 잊혀지는대로.... 뭐. 그래도 괜찮아...

그들만의 사정이 있겠지라는 쿨한 생각은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아직 수양이 부족하다거나 인간관계에서 넘치는 욕심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이리저리 기웃거림을 지금도 멈추지 않는 것 같다.

3층집에 와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해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통해 감사하게도 마음을 열어주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글쓰기를 통해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내보이면서 평가에 대한 두근거림을 느껴보기도 하고, 늘 나는 장편만 써보려 애쓰다가 결국 완성하지 못하고 어딘가 구석에 처박아 두었는데. 다행이 단편 소설도 완성해 보고... 물론 작품적인 깊이와 전문성은 모르겠다. 

일단 써 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완성해 봤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들을 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나이 많으니 저는 아재력이 충만하고 당신들보다 경험이 많아요...”, “전 정신건강과 마음 분야에서는 당신들보다 우월해요”라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오늘도 다양한 곳에서 자신의 쓸모를 한껏 발휘하는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그들과 잠시나마 환하게 웃을 수 있고, 그들에게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는 것이 즐겁다. 나보다 어리다고 배울게 없다는 생각은 오만이고 자만이다. 오류를 범하기 쉬운 가치관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조금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결국에는 공간(3층집)을 선택하게 된 것에 대해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한다.

자신의 삶에 무척 열심인 장호씨.... 뉴미들클래스에 글 복사가 잘 안된다는 말에 친절하게 이것저것 챙겨봐주시는 세심한 가연씨, 눈이 크고 예쁜 그리고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한 희정씨, 조심스럽게 상대를 배려해주는 주은씨, 초기 적응을 열심히 도와주신 병주씨, 무엇보다도 울산이라는 문화 불모지에 공간이라는 아주 크고 멋진 곳을 만들어서 세상에 떡하니 내놓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대장 등 아직은 손에 꼽을 정도의 작은 만남들이지만, 관계 속에서 나는 나의 쓸모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쓸모에 대해서도 배우려고 애쓴다.

여든이 되어도, 백 살이 되어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물론 언제까지 살지는 모르지만)

독후감을 쓰려다가 결국 공유 공간 3층집을 선택한 것에 대한 자화자찬과 3층집 예찬이 되어버렸다.

공간에서는 우리 모두 더욱 쓸모있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치열한 경쟁의 직업전선에 매일 매일 전쟁하듯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들의 쓸모를 열심히 발휘하는 우리들에게 공간은 휴식을 주는 동시에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서 쓸모인류로 거듭나게 해 준다. 


나는 공간에 대해 이렇게 요약하게 된다. 

“공간은 멋진 사람들의 멋진 나눔을 통해 쓸모인류가 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이곳에서는 뭘 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쓸모인류의 문구를 빌린 정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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