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이의 쓰다.듬다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

위로라는 말을 생각하면 

오래된 가요의 구절이 생각난다.


여러분 - 윤복희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 내가 위로해 줄게.

네가 만약 서러울 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

어두운 밤 험한길 걸을 때

내가 내가 내가 너의 등불이 되리.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여.

나는 너의 친구여.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여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너의 기쁨이여...

후략.


이 노래가 생각나는 건 지금 나는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기 때문이다. 


"위로"

-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주거나 슬픔을 달래 주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도 찾아보았다. 


살아가는 동안 진심으로 위로 받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저 말없이 어깨를 토닥 토닥 두드림을 받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그저 "너 참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잘 했어."

이런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인데....

그리고 만약 진심으로 그렇게 위로를 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더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말을 하는데 참 인색한 것 같다.

"너 참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잘 했어."

이 작은 말 한마디는 참 많이 위로가 되는데.... 쉽게 하지 못하는 말인 것 같다. 

태어나면서부터 살아가는 동안 수 많은 경쟁의 틈 바구니에서

다른 사람을 돌아보는 여유는 사치인 듯

나를 위한 삶을 살라고 강요받고,

지금 너를 위해 사는 것은 먼 훗날의 행복을 위함이라고...

내 가족의 화목을 위함이라는 나만의 위로는

지친 몸과 마음을 뒤돌게 하고, 가슴을 멍들이며, 다치게 하고

힘듦마저 어딘가에 묻어두게만 된다. 

우리는 왜 오늘의 행복이 아닌 먼 훗날, 도대체 언제가 되어야 알 수 있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행복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기 때문일까?

아니면 위로를 할 줄도, 받을 줄도 모르기 때문일까?

누구나 위로에 대한 욕구가 있다.

위로 받고 싶고, 위로하고 싶은.... 욕구

그것을 현대 사회에서 가장 손쉽게 해 줄 수 있고, 잠시나마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라면 단연  SNS가 일등 공신인 것 같다.

나에게도  SNS가 그런 의미로 다가왔을 때가 있다.

인스타그램.

그것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냥 남들 다 하니깐, 나도 해 봐야지 하면서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아무렇게나 사진 한장 달랑 올려 놓고...

다른 사람의 것에도 관심이 없었고, 내 것에도 관심이 없는 채로

그렇게 1년의 시간은 흘러갔다. 

다만 어떤 이가 SNS를 하고 있냐 물어보면 "응! 인스타 해."라고 말한다.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 얼마나 자주 하는지, 그런 질문을 받지도 않았을 뿐더러, 설사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뭐! 그냥 만들어놨어"라고만 할 뿐 관심 밖의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주위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SNS를 한다 들었고, 때때로 대화에 참여하다가 필요한 트랜드라는 이유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사진을 한장씩, 두장씩 올리고, 다른 사람의 것도 방문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이나 영상에는 '좋아요'를 눌러댄다.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어떤 날은 '좋아요'만 주구장창 눌러대다 차단당하기도 했다. 

서서히 한명씩 늘어가는 나의 follower를 보면서, 그들이 눌러주는 '좋아요'나  '맞팔해요'라는 댓글들을 보면서 혼자 흐뭇해하는 내 모습.

그 모습에 흠칫 놀라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관심이 많이 그리웠구나..." 혹은 "이렇게 나는 위로 받고 있구나."를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늘어났던 follower가 줄어들거나 혹은 내가 '좋아요'를 열심히 눌러대던 상대가 날 차단해 버렸을 때의 상실감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기분 나쁜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러지? 이거 아무것도 아닌데...'

그러면서도 마치 오랜 친구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그들을 친구로 여겼던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주는 관심을 위로라 착각한 것이리라. 


물론 많은 사람들이 SNS친구를 만들고, 자주 연락한다고 한다. 심지어는 자주 만나기도 한단다. 하지만 난 그들을 만난 적도,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도 없으면서도 그들이 떠나버리면 괜한 상실감을 느낀다. 

그들이 떠나는 이유가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고, 그냥 내가 싫어서일 수도 있고, 각자만의 이유들이 있을 건데, 나는 상실감으로... 위로 받지 못했다고 혼자 괜시리 상처를 만든다. 


만나지도 못하고 어찌 보면 실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인 것처럼 그곳에서 위로 받으려 하고 혼자만의 위로를 해 왔던 것 같다. 


2년 전쯤 지역의 군부대에 갖 전입 온 군인이 그의 상사에 의해 상담을 온 적 있다. 그에게 이런 저런 질문들을 하고 대답을 들었다. 인간관계 측면에서 많이 힘들다 했다. 사람들과의 관계, 군 부대에서의 상사와의 관계 등이 어렵다고 했다. 군대에 오기 전에는 어땠냐고 물어보자, 친구가 많았다고 했다. 어떤 친구들이냐고 물어보자, 자신이 운영하는  SNS 및 연결되어 있는 모임이 있다고 했다. 그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들을 만나적이 있는지를 물어보자 그런 적은 없다고 한다. 

그때 나는 그에게 곁에서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중요함을 알려 주었다. 물론 그 얘길 하면서 반쯤은 나에게로 향했다. 

어쩌면 나는 요즘 신조어인 '카페인중독'이었는지 모른다. 

카카오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는 관음적인 행태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들의 삶을 부러워한다.

저 사람처럼 훌륭한 외모에, 좋은 몸을 가지고 엄청난 스펙과 부자임을 과시하는 모습들을... 아무런 영혼 없이 눌러주는 좋아요를 마치 위로이고 행복이라 생각하면서.... 자존감을 저하하고 스스로 상처받고 우울해 하는 모습을 만든다. 


물론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SNS는 빠르고 편리하고 좋은 소통로 중 하나이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도 모르게 멀리 있는 타인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비교하면서 행복을 찾으려 하거나 위로하려는 어리석을 범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지금 내 곁에서 활짝 웃고 있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으로 교감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실없는 농담을 던져도, 때로는 서로를 비난해도 그 마음에 정이 들어 있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그것이 위로가 되고, 그것이 행복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내가 살아있음으로써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행복이 될 수 있다. 

가질 수 없는 것들을 마냥 부러워하면서 저것만 가지면 행복할텐데라는 것은 정말 내 것이 아니거나 설사 가진다 하더라도 반드시 댓가를 치루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배워보는 즐거움. 

좋아하는 가수의 새 노래 혹은 과거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친구의 안부를 물어보는 것.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것.

더운 여름날 시원한 한줄기 바람을 느끼는 것.

길을 걷다가 문득 눈을 감고 해를 바라볼 때 그 따뜻함이 온 몸으로 전해지는 느낌들..

이런 일상의 것들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SNS도 하나의 행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어버리거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끊어버리는 follower처럼 우리는 쉽고 편한 소통을 하면서 그것을 단절시키는 것도 쉽고 편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외롭고 외로운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위로에 목말라 하는 것 같다. 

지금 내 곁에 정말 소중한 사람이 나에게 위로를 주려고 할지 모른다. 

잠시 주위를 돌아보자.

상사에게 스트레스 받고 투덜거리는 친구의 어깨를 두드려 주거나...

마누라, 남편과 다투고 사네 못사네를 말하는 친구의 얘기를 어떠한 비평도 없이 들어주거나...

혹은 넓은 가슴에 파묻혀 울고 싶다는 친구를 껴안아 주면서 울을 수 있게 등을 두드려 주거나.... 등등

그런 우리의 모습은 SNS가 주지 못하는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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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jangho10****
    4 Mar 2019
    뜬금없지만 21살 때 싸지방에서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군인이었는데, 인간관계의 회의감을 느껴서 연락하기 망설여지는 친구들을 다 정리 했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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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z
    27 Feb 2019
    매일이 생방송인 내 인생과 행복한 모습만 편집된 sns속 그들의 모습을 비교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비교하면서 질투나고 우울해지곤 했지요 ㅜ 글을 읽으면서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일상 속 소확행을 찾아봐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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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이
      28 Feb 2019
      넵! 너무 큰 행복은 행복이라기 보단 행운이고 그 기간은 짧다고 합니다. 작은 행복들이 큰 행복에 비해 훨씬 오래토록 함께 한다고 하니, 소확행을 찾아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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