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함께 쓰는 연말 정산

반드시 해낸 반듯이의 2018

2018년 12월 31일, 일 년의 마지막 날에는 대체로 굉장히 외롭고 우울한 편인데, 올 해는 친구들 덕분에 웃으며 해를 넘겼다. 카톡방에서 시덥잖은 농담을 하며, ㅋㅋㅋ를 남발했다. 누군가는 분만실에 있었고, 대개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중이었고 내 고양이는 노란 조명아래서 둥글게 몸을 말아 잠을 자고 있었다.


내 1년의 마무리는 한 마디 말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올 해는 몇 개의 단어로 정리되지 않을 정도로 유의미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신변의 변화도 컸다. 즐거웠고, 신나는 일이 가득했다. 올 한 해는 특별히 하루하루를 다 살아내려고 힘을 냈다. 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 했다. 가고 싶은 곳도 거의 다녀왔다. 하고 싶은 말은 모두 했다. 다소 긴 사유의 과정을 거치더라도 할 말을 참지 않았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거나 해야 할 말을 참은 일은 최근 입사한 새 직장에서 말고는 없다. 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는 (내 판단으로는) 내가 나를 잘 몰라서 다소 어정쩡한 스탠스를 보여왔으나, 점점 확고하게 나를 완성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2018년의 득과 실을 따져보면, 

    (得)    

1. 너그러운 술친구들

나는 대개 혼술을 하지만, 올 해는 손가락 다섯개로는 모자란 술친구들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너그럽고, 여유로우며 겸손하기까지 한 인물들로, 느긋해보이지만 열심히 일하고, 농담을 좋아하지만 사실은 진지한 순간이 더 많아 알아갈 수록 매력이 넘치는 친구들이다. 이들은 성심껏 나를 도와주었고, 내 일에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다. 내가 해준 것이, 해줄 것이 별로 없어서 늘 남루한 미안함을 짊어지고 있다. 감사합니다, 친구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2. 사랑스러운 3층집 사람들

2018년 내 재미를 책임져 준 3층집에 대한 찬가는 아래 링크 참조

https://thenewmc.com/posts/191


3. 여행의 추억

겨울나라 독일, 여름나라 크로아티아를 다녀왔다. 특히 크로아티아에서는 죽기 전까지 떠올릴만한 순간을 겪었다. 프랑스에서 산타클로스를 만났다. 듣기만 해도 눈물을 글썽일 수 있는 노래 한 곡이 생겼다. iCloud에 여행사진이, 특히 내가 웃는 사진이 듬뿍 들어있다.


4. 클라이언트의 신뢰와 일에서의 성장

일은 항상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늘 존재해왔고 자신감도 부족했다. 부족함을 메우려고 아등바등 해왔던 일이 인정을 받고, 클라이언트의 신뢰도 얻을 수 있었다. 계간지에 기고문을 써서 최초로 원고료도 받았다.     


5. 정년을 보장하는 일자리

나름 인생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얻게 되었으나, "어떤" 정규직 일자리를 구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과연 이 곳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失)    

1. 서서히 잃어가는 근력과 건강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얻는 것은 내 건강을 잃는 것과 정비례하는 속도로 진행되었다. 과로사하기 전에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문제는, 주어진 시간 내에 일과 운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는 아마도 일을 선택(해왔고)할 거라는 것이다. 


2. 이사로 인한 3층집 강제탈퇴

무엇을 위한 정규직인가. 새 직장은 이사를 요구했다. 내 삶은 모래알처럼 꺼끌꺼끌해졌다. 






잃은 것 세번째 항목을 생각해내려고 한참 동안 반짝이는 커서를 노려봤는데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비교적 얻은 것이 훨씬 많으니 이로써 내 2018년은 성공적인 해였다. 특히 2018년 시간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뉴미들클래스 감사합니다. 늘 그리워요.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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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KEENMEKYOUNGMI
    4 Jan 2019
    단어 선택 하나하나가 매력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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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반듯
      4 Jan 2019
      매력쟁이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저는 너무 기분이 좋잖아용? ㅎ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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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스안
    2 Jan 2019
    2019년도 반듯하게 살아보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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